[스크랩] 붙어먹다 / 김경선 붙어먹다 / 김경선 파도는 갯바위와 철썩철썩 붙어먹고 소라게는 빈 고동에 붙어먹고 따개비는 갯바위 사타구니와 붙어먹고 개는 엉덩이끼리 찰싹 붙어먹고 악어새는 악어이빨에 붙어먹고 걸레는 방바닥과 붙어먹고 엉덩이는 변기와 붙어먹고 전화 한 통화로 너에게 흘러가 들러붙고 싶은 나는 꽂지.. ♧...참한詩 2011.04.21
[스크랩] 원 / 박경남 원 / 박경남 고향 마을 태고정* 크고 작은 방 문고리를 유심히 들여다본 적 있어. 수없이 밀고 당기던 손에 네모난 문짝은 낡아 일그러졌으나 원형의 문고리는, 모든 원이 서로 닮음을 과시하듯 저항 없는 몸짓으로 제 앉은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었어. 원 중에서 가장 갖기 힘든 원이 마음의 중심원.. ♧...참한詩 2011.04.18
내 고향 창녕/노중석 아, 나처럼 창녕문협 출향문인 회원 내 고향 창녕 노 중 석ㆍ시인 내가 태어난 곳은 경남 창녕군 대지면 석리(석동)라는 작은 시골 마을이다. 동쪽을 바라보면 해와 달을 토해내는 화왕산이 우뚝 솟아 있고 서쪽에 는 수많은 수중 생물들을 기르고 온갖 새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해주는 우포늪이 나직이 .. ♧...자료&꺼리 2011.04.17
[스크랩] 안도현의 시작법詩作法 목차 | 아래 목차를 클릭하면, 본문 내용 일부를 미리 보실 수 있습니다.//--> 머리글 1 한 줄을 쓰기 전에 백 줄을 읽어라 술·연애·시집|소리로 세상 읽기 2 재능을 믿지 말고 자신의 열정을 믿어라 타고난 시인은없다|몰입의 기술 3 시마와 동숙할 준비를 하라 똥하고 친해져야 한다|시적인 순간 4.. ♧...자료&꺼리 2011.04.17
마음의 수수밭/천양희 마음의 수수밭 천양희 마음이 또 수수밭을 지난다. 머위잎 몇장 더 얹어 뒤란으로 간다. 저녁만큼 저문 것이 여기 또 있다. 개밥바라기별이 내 눈보다 먼저 땅을 들여다본다 세상을 내려놓고는 길 한쪽도 볼 수 없다 논둑길 너머 길 끝에는 보리밭이 있고 보릿고개를 넘은 세월이 있다 바람은 자꾸 등.. ♧...참한詩 2011.04.13
산/이형기 산 이형기 산은 조용히 비에 젖고 있다. 밑도 끝도 없이 내리는 가을비 가을비 속에 진좌한 무게를 그 누구도 가늠하지 못한다. 표정은 뿌연 시야에 가리우고 다만 윤곽만을 드러낸 산 천 년 또는 그 이상의 세월이 오후 한때 가을비에 젖는다. 이 심연 같은 적막에 싸여 조는 둥 마는 둥 아마도 반쯤 눈.. ♧...참한詩 2011.04.13
생강나무/정우영 생강나무 정우영 마흔여섯 해 걸어다닌 나보다 한곳에 서 있는 저 여린 생강나무가 훨씬 더 많은 지구의 기억을 시간의 그늘 곳곳에 켜켜이 새겨둔다. 홀연 어느 날 내 길 끊기듯 땅 위를 걸어 다니는 것들 모든 자취 사라져도 생강나무는 노란 털눈을 뜨고 여전히 느린 시간 걷고 있을 것이다. 지구의 .. ♧...참한詩 2011.04.13
교목/이육사 교목 이육사 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 세월에 불타고 우뚝 남아 서서 차라리 봄도 꽃피진 말아라. 낡은 거미집 휘두르고 끝없는 꿈길에 혼자 설레이는 마음은 아예 뉘우침 아니라. 검은 그림자 쓸쓸하면 마침내 호수 속 깊이 거꾸러져 차마 바람도 흔들진 못해라. ♧...참한詩 2011.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