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에 시는 왜 필요한가/송앤포엠에서(2010.05.20) 우리 삶에 시는 왜 필요한가 김 욱진 1. 시라는 산의 능선은 천천히 걸어가도 된다. 그러나 능선을 걸어갈 때 그 마음만은 무심하고 순수해야 한다. 그러면 많은 하고 싶은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떠오를 것이다. 2. 시는 자신의 삶을 발견하는 것이다. 자신의 삶을 발견하기 위한 마음의 움직임이 발견한 .. ♧...낭송시 영상시 2010.05.22
천안함 침몰 천안함 침몰 누가 잠든 바다를 건드렸다 길은 무너지고 배는 휘청거렸다 선수와 선미는 이산가족 되어 흩어졌고 바다는 그들의 명단을 발표했다 육지는 섬이 되어 울렁거렸다 귀신 잡는다는 대한민국 해병, 그대들은 백령도 속살 후비며 어뢰비늘 벗기고 있는가 숨죽인 전우들의 전화번호 찾고 있는.. ♧...발표작 2010.05.22
4월, 우포늪 4월, 우포늪 떠날 채비 서두르라는 푸른 함성이 온 늪에 깔린다 칼바람에도 서걱서걱 오만을 떨던 갈대가 입덧 같은 울렁증으로 비틀거린다 언덕배기 서서 정신을 놓아버린 왕버들은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눈 버쩍 뜬다 제 팔다리로 흐르는 물소리에 버둥대는 낡은 생각들 어디로, 어디로 숨겨야 할.. ♧...발표작 2010.05.22
우포에게 우포에게 신문을 통해 너희 4남매 소식 간간이 듣는다만 한겨울에 옷가지 다 벗어던지고 감기는 들지 않았느냐 작년 이맘때 다녀간 청둥오리 녀석들 여기 와있단다 크느라고 그런지 그놈들 얼굴이 핼쑥하더구나 멀고 험한 이 길을 또 어떻게 찾아 왔는지, 이사 온 우리 집 앞 개울가에서 밤새 물장구.. ♧...발표작 2010.05.22
수능 하루 전 수능 하루 전 책들이 먼저 시험에 든다, 하느님의 뜻일까? 마대 속 어딘가 짓눌려 있을 성경책은 지금도 고통 받는 자들의 마음 위로하고 있을까 책들, 아무런 죄목도 없이 형장으로 끌려가는 양심수 같다 각진 계단 둘둘 굴러 내릴 때마다 붉은 수갑 찬 문장들이 뼈마디 사이로 절룩절룩 걸어 나온다 .. ♧...발표작 2010.05.22
시인의 말 시인의 말 대들보와 주춧돌 찾느라 온 산천을 찾아 헤맸다. 늦깎이 등단한 지 5년, 다섯 기둥으로 엮은 시의 집을 이제 겨우 드러낸다. 여러 번 지었다 부수고 했지만, 처음 짓는 집이라 허술하기 그지없다. 바람 술술 들어오는 까치집 같기도 하고, 지나가는 비바람 피할 원두막 같기도 하.. ♧...비슬산 사계 2010.05.21
목차 제 1부 도반道伴 도성암 가는 길1-비슬산1 도성암 가는 길2-비슬산2 도반道伴-비슬산3 선방禪房에서-비슬산4 느티나무-비슬산5 은행나무1-비슬산6 은행나무2-비슬산7 은행나무3-비슬산8 소재사에 가다-비슬산9 가을 속의 나-비슬산10 비슬산 사계-비슬산11 진오선사眞悟禪師 다비식-비슬산12 제 2부 가난한 .. ♧...비슬산 사계 2010.05.21
도성암 가는 길1 도성암*가는 길1 -비슬산1 멀리 동녘 바다 햇살 한 바랑 담아와 산문山門 활짝 열고 새벽 예불하던 산새 한 마리 바위 틈새 쪼그리고 앉은 내 마음 몇 모금 물고 휜 산허리 접어 오를 제, 어디선가 무심히 스며드는 산사의 종소리 그 여음餘音 사이로 물안개 피어오르고 어느 새 날갯죽지 .. ♧...비슬산 사계 2010.05.21
도성암 가는 길2 도성암 가는 길2 -비슬산2 소슬바람 눈치 살피며 까투리 한 마리 오므렸던 날개를 펴다 그 틈새로 으스름 달빛 한 바랑 걸머지고 낯익은 오솔길 들어서다 그림자마저 지우고픈 가을 어스름 어디선가 날다람쥐 한 마리 잔솔가지 타고 내려와 내 그림자 밟고 지나가다 도성암 가는 길섶 뭉게구름인 양 퍼.. ♧...비슬산 사계 2010.05.21
도반 도반道伴 -비슬산3 저녁 공양 마친 개 한 마리가 방선放禪하듯 절집 마당을 빙빙 돌고 있다 너덕너덕 기운 옷 걸친 노스님이 혓바닥 길게 내민 견공의 목줄을 잡고 묵정밭 매듯 무심히 따라 돌고 있다 연못 속에 우두커니 물구나무선 내 가랑이 새로 길을 낸 물고기들이 바깥세상 환히 들.. ♧...비슬산 사계 2010.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