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의 애 / 김욱진
그놈의 애김욱진 나에겐 늘 애 하나가 착, 달라붙어 있다그 애가 누구 애인지 모르지만애물단지처럼 나를 졸졸 따라다닌다영화관 앞 지나가면 영화보자 그러고고기 굽는 냄새 풍기면 고기 사먹자 그러고예쁜 여자 지나가면 저 여자 훔쳐보자 그러고가끔 성가실 때도 있지만 애처롭다는 생각 들어그 애가 웃으면 같이 따라 웃고찡그리면 나도 같이 찡그린다어딜 가다 밥 먹자 그러면 밥 먹고잠자자 그러면 잠자고똥마렵다 그러면 애써 똥 누고그러지 않으면, 금세 화 버럭 내는 그 애왜 이러지, 나를 온종일 부려먹고도밤이면 젖먹이처럼 칭얼거리고 보채고버르장머리 확 뜯어고쳐줘야겠다 싶어그놈의 애 저만치 뚝 떼놓고애간장 끓이듯 녹차 한 사발 끓여나 한 잔 그 애 한 잔여기, 지금, 누가 차를 마시고 있냐고애먹은 놈이 애먹인 놈한테 물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