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한 밥상 / 이상호 미안한 밥상이상호 배우자를 빗대어 부르는 반려자보다반려동물이라는 말이 더 낯익어지고 목숨은 같다는 평행이론 동정심이세상에 뜨거운 바람으로 불어오니 밤새 내 피를 빨아먹은 저 모기를당장 잡아버릴까 말까 망설이다가 갓 뽑은 채소로 차린 아침상을 받고침샘이 마르는 참 낯선 일상에 실색 ♧...참한詩 2024.05.13
꽃의 보복 / 이상호 꽃의 보복이상호 모가지만 잘려 와서분노하는 우리를더욱 아름답다고희희낙락 바라보는저 인간들에게 우리는보복하기로 했다.절대로 열매를 맺지 말자고굳게 다짐했다.나는 가끔 시계의 창문을 부수고 싶었다 ♧...참한詩 2024.05.13
선사의 설법 / 한용운 선사의 설법 한용운 나는 선사의 설법을 들었습니다. “너는 사랑의 쇠사슬에 묶여서 고통을 받지 말고 사랑의 줄을 끊어라. 그러면 너의 마음이 즐거우리라”고 선사는 큰소리로 말하였습니다. 그 선사는 어지간히 어리석습니다. 사랑의 줄에 묶인 것이 아프기는 아프지만, 사랑의 줄을 끊으면 죽는 것보다도 더 아픈 줄을 모르는 말입니다. 사랑의 속박은 단단히 얽어매는 것이 풀어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대해탈은 속박에서 얻는 것입니다. 님이여, 나를 얽은 님의 사랑의 줄이 약할까 봐서, 나의 님을 사랑하는 줄을 곱들였습니다. ♧...참한詩 2024.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