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 개띠 계급장 떨어질락 말락 하는 58년 개띠 동갑내기 계모임 자리에서 폭탄주가 계주하듯 몇 순배 돌고 오늘로 술술 소임을 다 마친 계주가 서운했던지 벌떡 일어나 마지막 건배를 한다며, '우리가' 그러자 걔들은 일제히 '축이다' 하고 짖어댔다 계파가 난무하는 세상 한 때, 나는 너의 축이었고 너는 나의 우리였다 나는 너를 주인처럼 섬겼고 너는 나를 종처럼 부려먹었다 나 속엔 늘 우리 속 개 한 마리 숨어 살고 있었다 내일 아침, 걔들이 없는 이 세상 조간신문 사회면 한구석엔 '각계각층에서 모인 개들은 몸부림쳤다'라는 기사 개 꼬리만 하게 날지도 모를 일이지만 나는 여태 걔를 나라고 여겼고 걔는 나의 축이었다 58년 개띠들은 우리의 한 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