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대가야 무덤 앞에서 어디로 가야 하나, 고령高靈 닿은 인연 뿌리칠 수 없다는 한 생각 데리고 무덤 속으로 조용히 들어선다 가얏고 소리에 눈뜬 딸린 돌방 소녀 시선이 내게로 쏠린다 가시리 가시리잇고 나를 버리고 가시리잇고 옛 가사 한 구절 즈려밟고 지나간다 으뜸돌방 주인은 아직도 곤히 잠들어 있다 호롱불만 켜진 텅 빈 덧널 앞에서 한참 머문다 에라, 모르겠다 여기나 저기나 속 썩기는 마찬가질 터 고마, 여기 한 살림 차리고 속 편하게 드러누워 볼까 아이쿠, 고령高齡 대가야 고분 속에 너무 깊숙이 들어와 있다 해 저물기 전에 되돌아나갈 수 있을까 혹시, 저기 누워 있는 젊은 청년 벌떡 일어나 문이라도 닫아버리면 어쩌나 이럴 줄 알았으면 죽어도 이름 값하는 고령 한우 한 상 차려와 눈 뜨고 누워 계신 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