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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반

두레반 모처럼, 미수米壽를 바라보는 어머니가 손수 장만한 칼국수 온 가족이 두레반에 둘러앉아 후루룩 소리 내어 먹는다 주물럭주물럭 반죽한 밀가루 안반 위에다 올려놓고 풍진 세상 모퉁이 돌고 돌아 홍두깨로 모난 녀석 볼 한 번 더 비벼주며 키 몸무게 자로 재듯 빚은 손칼국수 어머니 손맛이 절로 느껴지는 저녁이다 바른손 새끼손가락이 불쑥 튀어나올 상 싶으면 약지 중지 손구락은 원을 그리며 다독이고 왼손 엄지 중지에 지그시 힘 실어주는 어머니의 손끝은 섬섬옥수다 둥근 세상 일궈가는 어머니 손놀림 어깨 너머로 훔쳐보며 우리 칠남매는 저마다 한 가락씩 하는 손가락을 내밀고 겻불에 국수 꼬랑지 구워 나눠먹는 법 익혔다 그러는 사이, 바람에 밀리고 밀린 안반은 헛간으로 밀려나버렸고 한평생 국수만 밀어댄 홍두깨는 부지..

♧...발표작 2019.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