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천2-은어 낚시 / 이하석 대가천 2- 은어 낚시 이하석 나는 은어를 본다 물의 힘줄 속에 그것들의 길이 있다 물의 힘줄을 은어들이 당겨 강이 탱탱해진다 나는 은어를 본다 강의 힘줄이 내 늑간근에도 느껴진다 그 밖에 중요한 것은 없다 나는 은어를 본다 언어에 기대어서 이건 물론 중요한 게 아니다 누가 강의 힘.. ♧...참한詩 2019.11.03
뒤쪽 풍경 / 이하석 뒤쪽 풍경 이하석 1 폐차장 뒷길, 석양은 내던져진 유리 조각 속에서 부서지고, 풀들은 유리를 통해 살기를 느낀다 밤이 오고 공기 중에 떠도는 물방울들 차가운 쇠 표면에 엉겨 반짝인다, 어둠속으로 투명한 속을 열어놓으며 일부는 제 무게에 못 이겨 흘러내리고 흙속에 스며들어 풀뿌.. ♧...참한詩 2019.11.03
오징어 / 문인수 오징어 문인수 1 억누르고 누른 것이 마른 오징어다. 핏기 싹, 가신 것이 마른 오징어다. 냅다, 불 위에 눕는 것이 마른 오징어다. 몸을 비트는, 바닥을 짚고 이는 힘. 총궐기다, 하다못해 욕설이다. 2 무수한 가닥으로 너를 찢어 발기지만, 잘게 씹어 삼키지만, 너는, 시간의 질긴 근육이었.. ♧...참한詩 2019.11.02
단풍 / 박숙이 단풍 박숙이 그가 물었다 나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오랜 고심 끝에 나는 대답했다 마음에 담아본 적이 없다고, 그랬더니, 며칠 만에 쓸쓸히 찾아온 그 짐승처럼 저돌적으로 밀고 들어왔다 그것이 본의든 타의든 간에 어쨌든 속수무책으로 서로의 본능을 다 태웠다 아 나의 저항이 오히려 .. ♧...참한詩 2019.11.01
이백 / 이정록 이백 이정록 원고지를 처음 만난 건 초등학교 사학년 때다. "뭘 써도 좋다. 원고지 다섯 장만 채워 와라!" 다락방에 올라 두근두근, 처음으로 원고지라는 걸 펼쳐보니 (10 ×20) 이라 쓰여 있는 게 아닌가? 그럼 답은 200! 구구단을 뗀 지 두어 달, 뭐든 곱하던 때인지라 원고지 칸마다 200이란 .. ♧...참한詩 2019.10.27
저녁의 맛 / 박남희 저녁의 맛 박남희 노을 속에서 저녁을 더듬어 찾았다 저녁이 없었다 그 대신 어둑한 고양이 같은 걱정이 웅크리고 있었다 걱정이 저녁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이 되면 어둠이 뻑뻑한데 왠지 노을은 달콤했다 신기한 저녁의 맛이라고 했다 노을이 어둠에 쏟아놓은 것들이 이렇.. ♧...참한詩 2019.10.23
11월 / 나태주 11월 나태주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에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 어디선가 서리맞은 어린 장미 한 송이 피를 문 입술로 이쪽을 보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낮이 조금 더 짧아졌습니다. 더욱 그대를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시집 <사랑, 거짓말>에서 ♧...참한詩 2019.10.23
봄에 소박하게 질문하다 / 엄원태 봄에 소박하게 질문하다 엄원태 몸 풀린 청량천 냇가 살가운 미풍 아래 수북해서 푸근한 연둣빛 미나릿단 위에 은실삼단 햇살다발 소복하니 얹혀 있고 방울방울 공기의 해맑은 기포들 바라보는 눈자위에 자글자글 터진다 냇물에 발 담근 채 봇둑에 퍼질러앉은 아낙 셋 미나리를 냇물에 .. ♧...참한詩 2019.10.22
일흔 살의 인터뷰 / 천양희 일흔 살의 인터뷰 천양희 나는 오늘 늦은 인터뷰를 했습니다 세월은 피부의 주름살을 늘리고 해는 서쪽으로 기울었습니다 당신은 무엇이 되고 싶었냐고 입술에 바다를 물고 그가 물었을 때 나는 내가 되고 싶었다고 말하고 말았습니다 노을이며 파도며 다른 무엇인가 되고 싶었지.. ♧...참한詩 2019.10.20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이어령 마지막 인터뷰 "죽음을 기다리며 나는 탄생의 신비를 배웠네"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이어령 마지막 인터뷰 "죽음을 기다리며 나는 탄생의 신비를 배웠네" The copyright belongs to the original writer of the content, and there may be errors in machine translation results. 版权归内容原作者所有。机器翻译结果可能存在错误。 原文の著作権は原著著作者にあり、機械翻訳の結.. ♧...자료&꺼리 2019.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