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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삶의 아름다움 / 팽영일

죽음과 삶의 아름다움 팽영일 얼마 전 추석 성묘를 다녀오며, ‘문득 우리가 죽은 후에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사진을 한 장 찍어 보았다. 그런데 너무나 건강하게 살던 선배의 갑작스러운 죽음 소식, 암을 극복하나 싶었던 고교 동기생의 죽음, 영국 및 영연방 시민들과 70년간 삶을 함께 했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죽음을 비롯하여 도처에 흩어져 있는 죽음의 소식을 들으며 또, 국회에서는 조력 존엄사법이 발의되어 있다는 소식 등을 보며, 죽음은 삶과 직접 연결되어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대 그리스의 이상주의 철학자 소크라테스와는 달리 현실 지향의 철학자로 알려진 크세노폰은 기원전 426년경 아테네에서 태어나 기원전 355년경 코린토스에서 죽었다. 그는 소크라테스의 제자로 스승 ..

♧...자료&꺼리 2022.10.31

상화 고택

상화 고택 오랜만에 고향집 온 듯 푸근하다 상화 시비 앞에서 사진 한 장, 찰칵 타는 목마름으로* 마당가 우두커니 서있는 석류나무 물 한 바가지 부어주고 부엌 들어가 솥뚜껑도 열어보고 무슨 시제라도 한낱 받아갈까 싶어 부지깽이로 텅 빈 아궁이 속 타다 남은 재 긁적거리고 있던 참 나의 침실로 자꾸 들오라는 상화 형 * 김지하의 시제에서 빌려옴 -2022 중구를 노래하다 시화전

♧...발표작 2022.10.23

나는 땅 부자다 외 1편

나는 땅 부자다 아버지 살아생전 옆집 다랑논 서너 마지기 붙여먹고 살면서도 나는 땅 부자다, 땅 부자다 늘 그러셨는데 고 말씀 고대로 물려받았다 걷다, 문득 생각해보니 아버지는 땅, 나는 땅의 아들 땅 부자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땅 나 혼자 걷다 보면 그 땅은 온전히 나의 땅이 되고 만다 이런 날은 오두막 같은 찻집에 들어가 삼천 원짜리 커피 한 잔 시켜놓고 땅 주인 노릇을 한다 여보시오, 이곳은 쓸 땅이 없는 거 같소 그러면, 동남아 종업원 아가씨 설탕 한 봉다리 들고 쫓아와 썰∼땅 쓸 땅 여기 있어요, 하면서 연신 고개를 숙인다 이 맛에 나는 쓸모없는 땅만 죽도록 밟고 다닌다 땅값이 얼마냐고 평수가 얼마나 되냐고 묻는 이 없어 참, 좋다 (시작노트) 아무도 가지 않은 듯한 길 한 모퉁이 조용한 찻..

♧...발표작 2022.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