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734

김욱진 시인 매일신문 [지글지글-지면으로 익히는 글쓰기] 시-(2)시를 어떻게 써야 할까

[지글지글-지면으로 익히는 글쓰기] 시(詩)- (2)시를 어떻게 써야 할까 (imaeil.com) [지글지글-지면으로 익히는 글쓰기] 시(詩)- (2)시를 어떻게 써야 할까 시는 쉽고 재미있고 깊이있게 써야 해요. 글감은 일상 체험 속에서 구해야 하고요. 그저 생각에만 의존해서 시를 쓰면 삶의 실제에서 벗어나 관념적으… news.imaeil.com

동물을 위한 나라는 없다 / 정끝별

동물을 위한 나라는 없다 정끝별 소 눈이라든가 낙타 눈이라든가 검은 동자가 꽉 찬 눈을 보면 내가 너무 많은 눈을 굴리며 산 것 같아 남의 등에 올라타지 않고 남의 눈에 눈물 내지 않겠습니다 타조 목이라든가 기린 목이라든가 하염없이 기다란 목을 보면 내가 너무 많은 걸 삼키며 사는 것 같아 남의 살을 삼키지 않고 남의 밥을 빼앗지 않겠습니다 펭귄 다리라든가 바다거북이 다리라든가 버둥대는 짧은 사지를 보면 나는 내가 너무 긴 죄를 짓고 살 것 같아 우리에 갇혀 있거나 우리에 실려 가거나 우리에 깔리거나 우리에 생매장당하는 더운 목숨들을 보면 우리가 너무 무서운 사람인 것만 같아

♧...참한詩 2021.08.26

언니야 우리는 / 정끝별

언니야 우리는 정끝별 우리는 같은 몸에서 나고 같은 무릎에 앉아 같은 젖을 빨았는데 엄마 다리는 길고 언니 다리 짧고 내 다리는 더 짧아 긴 다리에 짧은 다리를 엇갈려 묻고 이거리 저거리 각거리, 천사만사 다만사, 조리김치 장독간, 총채 빗자루 딱, 한 다리씩을 빼주고 남는 한 다리는 술래 다리 언니야 우리는 같은 집에서 자라 같은 밥을 먹고 같은 남자들과 살았는데 너는 언니라서 머리가 길고 나는 막내라서 머리가 덜 길고 남자들을 위해서 씻고 닦고 삶고 빨고 낳고 먹이느라 죽을 듯이 엄마처럼 하얘지도록 너는 언니라서 더 꿇고 나는 동생이라서 조금 덜 꿇고 우리는 같은 사람으로 태어나 같은 학교에 다니고 같은 시대를 살았는데 아버지 오빠들이 우리에게 어떤 손자국을 남기고 어떤 무릎을 요구했는지 그들에게 사..

♧...참한詩 2021.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