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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 문인수

굿모닝 문인수 어느 날 저녁 퇴근해오는 아내더러 느닷없이 굿모닝! 그랬다. 아내가 웬 무식? 그랬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후 매일 저녁 굿모닝, 그랬다. 그러고 싶었다. 이제 아침이고 대낮이고 저녁이고 밤중이고 뭐고 수년째 굿모닝, 그런다. 한술 더 떠 아내의 생일에도 결혼기념일에도 여행을 떠나거나 돌아올 때도 예외없이 굿모닝, 그런다. 사랑한다 고맙다 미안하다 수고했다 보고 싶었다 축하한다 해야 할 때도 고저장단을 맞춰 굿모닝, 그런다. 꽃바구니라도 안겨주는 것처럼 굿모닝, 그런다. 그런데 이거 너무 가벼운가, 아내가 눈 흘기거나 말거나 굿모닝, 그런다. 그 무슨 화두가 요런 잔재미보다 더 기쁘냐, 깊으냐. 마음은 통신용 비둘기처럼 잘 날아간다. 나의 애완 개그, ‘굿모닝’도 훈련되고 진화하는 것 같다...

♧...참한詩 2021.06.10

이것이 날개다 / 문인수

이것이 날개다 문인수 이들의 평균수명은 그 무슨 배려라도 해주는 것인 양 턱없이 짧다 마침, 같은 처지들끼리 감사의 기도를 끝내고 점심식사중이다 떠먹여주는 사람 없으니 밥알이며 반찬, 국물이며 건더기가 온데 흩어지고 쏟아져 아수라장, 난장판이다 그녀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이정은 씨가 그녀를 보고 한껏 반기며 물었다 #@%, 0%.$&%ㅒ#@!$#*?(선생님, 저 죽을 때도 와주실 거죠?) 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왈칵, 울음보를 터트렸다 $#.&@/.%, *&#…(정식이 오빤 좋겠다, 죽어서…) 입관돼 누운 정식씨는 뭐랄까, 오랜 세월 그리 심하게 몸을 비틀고 구기고 흔들어 이제 비로소 빠져나왔다, 다 왔다, 싶은 모양이다. 이 고요한 얼굴, 일그러뜨리며 발버둥치며 가까스로 지금 막 펼친 안심, ..

♧...참한詩 2021.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