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의 얼굴/박목월 참새의 얼굴 박목월 얘기가 하고 싶은 얼굴을 하고 참새가 한 마리 기웃거린다 참새의 얼굴을 자세히 보라 모두들 얘기가 하고 싶은 얼굴이다 아무래도 참새는 할 얘기가 있나 보다 모두 쓸쓸하게 고개를 꼬고서 얘기가 하고 싶은 얼굴이다 ♧...참한詩 2012.04.05
대책 없는 봄날/임영조 대책 없는 봄날 임영조 무엇이나 오래 들면 무겁겠지요 앞뜰의 목련이 애써 켜든 연등을 간밤엔 죄다 땅바닥에 던졌더군요 고작 사나흘 들고도 지루했던지 파업하듯 일제히 손을 털었더군요 막상 손 털고 나니 심심했던지 가늘고 긴 팔을 높이 뻗어서 저런! 하느님의 괴춤을 냅다 잡아챕.. ♧...참한詩 2012.03.01
대책 없는 봄날/임영조 대책 없는 봄날 임 영조 얼마 전, 섬진강에서 가장 이쁜 매화년을 몰래 꼬드겨서 둘이 야반도주를 하였는데요 그 소문이 매화골 일대에 쫘악 퍼졌는지 어쨌는지는 몰라도 도심의 공원에 산책을 나갔더니 아 거기에 있던 꽃들이 나를 보더니만 와르르- 웃어젖히는데 어찌나 민망하던지요 .. ♧...참한詩 2012.03.01
[스크랩] * 장석주 시인 ( 시모음 ) 장석주 시인 ( 시모음 ) 장석주 소설가, 시인 출생1954년 1월 8일 출생지대한민국 충남 논산시 데뷔1975년 월간문학 '심야' 경력MBC 행복한책읽기 자문위원회 위원 수상2010년 제1회 질마재문학상 바람 바람은 저 나무를 흔들며 가고 난 살고 싶었네 몇 개의 길들이 내 앞에 있었지만 까닭없이 .. ♧...참한詩 2012.02.28
묵값은 내가 낼게/이종문 묵값은 내가 낼게 이종문 그해 가을 그 묵 집에서 그 귀여운 여학생이 묵 그릇에 툭 떨어진 느티나무 잎새 둘을 얌얌얌 씹어보는 양 시늉 짓다 말을 했네 저 만약 출세를 해 제 손으로 돈을 벌면 선생님 팔짱을 끼고 경포대를 한 바퀴 돈 뒤 겸상해 마주 보면서 묵을 먹을 거예요 내.. ♧...참한詩 2012.02.06
[스크랩] [박현수의 시와 함께] 타이어의 못을 뽑고 [박현수의 시와 함께] 타이어의 못을 뽑고 사랑했었노라고 그땐 또 어쩔 수 없었노라고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도 모를 너를 찾아 고백하고도 싶었다 그것은 너나 나나의 가슴에서 못을 뽑아버리고자 하는 일 그러나 타이어에 박힌 못을 함부로 잡아 뽑아버리고서 알았다 빼.. ♧...참한詩 2012.02.06
맹인 부부 가수/정호승 맹인 부부 가수 정호승 눈 내려 어두워서 길을 잃었네 갈 길은 멀고 길을 잃었네 찾아오는 사람 없이 노래 부르니 눈 맞으면 돌아가는 저 사람들뿐 사랑할 수 없는 사랑하기 위하여 용서받지 못할 것 용서하기 위하여 눈사람을 기다리며 노랠 부르네 세상 모든 기다림의 노랠 부르.. ♧...참한詩 2012.01.07
걸인/정호승 걸인 정호승 나는 그대의 불전함 지하철 바닥을 기어가는 배고픈 불전함 동전 한 닢 떨어지는 소리가 천년이 걸린다 내가 손을 내밀지 않아도 내 손이 먼저 무량수전 마룻바닥을 기어가듯 천년을 기어가 그대에게 적선의 손을 내미나니 뿌리치지 마시라 부디 무량수전이 어디 부.. ♧...참한詩 2012.01.07
끈/정호승 끈 정호승 가는 발목에 끈이 묶여 날지 못하는 오가는 행인들의 발길에 가차없이 차이는 푸른 하늘조차 내려와 도와주지 않는 해가 지도록 오직 푸드덕푸드덕거리기만 하는 한 마리 저 땅 위의 새 ♧...참한詩 2012.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