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박재삼 자연 박재삼 뉘라 알리, 어느 가지에서는 연신 피고 어느 가지에서는 또한 지고들 하는 움직일 줄을 아는 내 마음 꽃나무는 내 얼굴에 가지 벋은 채 참말로 참말로 바람 때문에 햇살 때문에 못 이겨 그냥 그 웃어진다 울어진다 하겠네. ♧...참한詩 2011.12.16
풀따기/김소월 풀따기 김소월 우리 집 뒷산에는 풀이 푸르고 숲 사이의 시냇물, 모랫바닥은 파아란 풀 그림자, 떠서 흘러요. 그리운 우리 님은 어디 계신고. 날마다 피어나는 우리 님 생각. 날마다 뒷산에 홀로 앉아서 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져요. 흘러가는 시내의 물에 흘러서 내어 던진 풀잎.. ♧...참한詩 2011.12.16
[스크랩] 연탄 한 잔 / 안도현 문학공감이 드리는 낭송선물--- 연탄 한 장 / 안도현 시 . 공혜경 낭송| * 눈이 옵니다.^^아래 표시하기를 누면 낭송이 들려요.^^ 문학공감 http://cafe.daum.net/seochae ♧...참한詩 2011.12.09
[스크랩] 가난한 사랑 노래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신경림 가난한 사랑 노래 -이웃의 한 젊은 이를 위하여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참한詩 2011.12.06
[스크랩] 양치하는 노파/한세정 양치하는 노파 한세정 태양이 맨질한 마당에 그림자를 널어놓는다 빛바랜 칫솔을 물고 노파는 주름진 입술을 오물거린다 거품을 문 입술은 지느러미보다 유연하다 칫솔이 움직일 때마다 헐렁한 소맷자락의 꽃들이 간들거린다 노파와 칫솔이 만드는 각도에 맞춰 마당 안의 사물.. ♧...참한詩 2011.12.02
[스크랩] 거울 /이성선 거울 /이성선 내겐 이제 거울이 필요 없다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 하고 부지런히 들여다보던 거울은 필요 없다 하늘을 바라보면 그것이 나의 거울이 되었다 바닷가에 나가 높은 물결을 바라보면 그것이 나의 거울이 되었다 냇물 흐르는 시골길을 걷다가 들꽃에 얼굴을 묻으면 그것.. ♧...참한詩 2011.12.01
벽, 멈추어 서 버린 그 곳/오남구 벽, 멈추어 서 버린 그 곳 -하관* 오남구 (1946~2010) 차마 헤어질 수가 없다. 눈길 꽃상여를 따라가다 따라가다 멈추어 서 버린 그 곳, -싸르륵 첫 흙을 던지는 캄캄한 일순 벽이 보인다. 이승과 저승 사이의 냉정한 벽, -싸르륵! 싸륵! 싸륵! 덮는 핏빛 흙 덮는 눈발 삭풍 소리 억새.. ♧...참한詩 2011.11.22
보리타작/정약용 보리타작 정약용 새로 거른 막걸리 젖빛처럼 뿌옇고 큰 사발에 보리밥, 높기가 한 자로세. 밥 먹자 도리깨 잡고 마당에 나서니 검게 탄 두 어깨 햇볕 받아 번쩍이네. 응헤야 소리 내며 발맞추어 두드리니 삽시간에 보리 낟알 온 마당에 가득하네. 주고받는 노랫가락 점점 높아지는.. ♧...참한詩 2011.11.15
점심, 후회스러운/정일근 점심, 후회스러운 정일근 한여름 폭염. 무더운 거리 나서기 싫어, 냉방이 잘 된 서늘한 사무실에서 시켜 먹는 편안한 점심. 오래 되지 않아 3층 계단을 힘겹게 올라올 단골 밥집 최씨 아주머니. 나는 안다, 머리에 인 밥과 국, 예닐곱 가지 반찬의 무게, 염천에 굵은 염주알 같은 땀 .. ♧...참한詩 2011.11.15
동물원의 오후/조지훈 동물원의 오후 조지훈 마음 후줄근히 시름에 젖는 날은 동물원으로 간다. 사람으로 더불어 말할 수 없는 슬픔을 짐승에게라도 하소해야지. 난 너를 구경 오진 않았다 뺨을 부비며 울고 싶은 마음. 혼자서 숨어 앉아 시를 써도 읽어 줄 사람이 있어야지 쇠창살 앞을 걸어가며 정성.. ♧...참한詩 2011.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