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시창작론 오탁번 시를 시답게 쓸 것 없다 시는 시답잖게 써야 한다 껄껄껄 웃으면서 악수하고 이데올로기다 모더니즘이다 하며 적당히 분바르고 개칠도 하고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똥끝타게 쏘다니면 된다 똥냄새도 안 나는 걸레냄새 나는 방귀나 뀌면서 그냥저냥 살아가면 된다 된장에 풋고추 찍어 보리밥 먹고 뻥뻥 뀌어대는 우리네 방귀야말로 얼마나 똥냄새가 기분 좋게 났던가 이 따위 처억에 젖어서도 안 된다 저녁연기 피어오르는 옛마을이나 개불알꽃에 대한 명상도 아예 엄두 내지 말아야 한다 시를 시답게 쓸 것 없다 시는 시답잖게 써야 한다 걸레처럼 살면서 깃발 같은 시를 쓰는 척하면 된다 걸레도 양잿물에 된통 빨아서 풀먹여 다림질하면 깃발이 된다 노스탤지어의 손수건이 된다 -벙그는 난초꽃의 고요 앞에서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