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론) 김욱진 시집『수상한 시국』에 나타난 다섯 개의 모티프 김상환 김욱진 시인은 최근 네 번째 시집『수상한 시국』을 세상에 내어 놓았다. 그의 시에는 책의 첫 장을 넘기면 끝까지 읽게 만드는 재미와 힘이 있다. 일상에서 비롯된 그것은 말의 의미와 무의미 사이에 주어지는 알레고리와 이야기의 힘이기도 하다. 자아와 타자에 대한 시편의 구성은 언뜻 보기에 단순하고 평이하지만 곱씹을수록 의미를 더한다. 참나의 문제가 뒷받침된 때문이다. 하여 “여기, 지금, 나는 누구인가”(『거울 보는 새』)라는 질문은 시란,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과도 통한다. 종교적이라 하기엔 현실적이고 현실적이라 하기엔 종교적인 그의 시는 내 안의 나에 대한 목소리이자 그림자 놀이다. 시집의 [표4]에서 필자는 이렇게 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