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돌아오다 고미현 책상 위 삼각형 이름표가 창밖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봄꽃이 피고 지는 동안 백년 은행나무는 숨죽이며 서 있다 닫힌 교문이 아슬아슬하게 열리는 초여름 아침 마스크 너머로 함박웃음 머금고 기쁨을 어깨에 멘 아이들은 들뜬 걸음으로 콩콩콩 들어선다 2학년 5반, 보고 싶은 얼굴들 울컥, 눈시울이 젖는다 주인이 주인으로 돌아온 때늦은 새 학년 첫날 마음은 푸릇푸릇 설레는 3월이다 눈빛으로 말하고 혼자서 놀아도 첨벙첨벙 바다를 누비는 가득한 행복 ----------------------------------------------------------------------------- 고미현 님의 시편은 우리네 삶속에서 만나고 헤어지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가를 간절히 짚어주고 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