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는 덫 천양희 쓸쓸한 영혼이나 편들까 하고 슬슬 쓰기 시작한 그날부터 왜 쓰는지를 안다는 말 생각할 때마다 세상은 아무나 잘 쓸 수 없는 원고지 같아 쓰고 지우고 다시 쓴다 쓴다는 건 사는 것의 지독한 반복학습이지 치열하게 산 자는 잘 쓰인 한 페이지를 갖고 있지 말도 마라 누가 벌 받으러 덫으로 들어갔겠나 그곳에서 나왔겠나 지금 네 가망은 죽었다 깨어나도 넌 시밖에 몰라 그 한마디 듣는 것 이제야 알겠지 나의 고독이 왜 아무 거리낌 없이 너의 고독을 알아보는지 왜 몸이 영혼의 맨 처음 학생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