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연김욱진 엄니 살던 흙집에 갈 때마다고양이 먹을거리 주섬주섬 챙겨간다어떤 날은 식구들 발라먹은 생선 가시 조심스레 가져가애간장 녹이듯 나눠주고어쩌다 치킨이라도 한 마리 시켜먹은 날은바삭거리는 껍데기 날개뼈 오도독뼈에다고소한 냄새까지 듬뿍 담아가엄청 큰 보시하듯 훅 던져주면녀석들은 벌떼처럼 달려들어한 동가리씩 오도독오도독 씹어재끼고는땅바닥 뒹굴다가 히죽히죽 웃다가 날 보고 꾸벅!것도 재롱이라고 다음날은아침상에 오른 프라이한 계란 노른자 집사람 몰래 숨겨가노랑나비 날갯짓하듯 한 조각씩 나풀나풀 날려주고그래서인지, 내 발자국 소리만 들리면동네 고양이들이 텅 빈 집으로 우르르 몰려와젖먹이 녀석들은 대놓고 야옹, 야옹 졸라대고나먹은 녀석들은 내 눈치 살살 보며 입맛 쫄쫄 다신다먹이에 길들여진 고양이들어느새 나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