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레일 위에서 골목투어하다 3호선 모노레일을 타고 보니 곱창 같은 골목이 한눈에 들어온다 용지에서 칠곡 경대병원까지 새로 난 공중 골목길 혼자서 그냥 하늘나라 가는 연습하듯 떠나보는 거다 높고 낮은 건물 사이로 톺아보는 골목 골목들 그 골목이 그 골목 같은 길 한 모퉁이서 봄나물 팔고 있는 골목길 할머니 골목길 미주구리 골목길 블루스 골목길 외등 정겹지 않은 게 없다 허기져 따라오는 멀건 낮달도 맞은 편 차창 영정사진처럼 내걸린 나의 그림자도 구불구불 골목길 빠져나간다 골목과 골목이 만나 눈물 주고 마음 주고 살갑게 붙어살다 어느새 외톨이가 되어 가는 골목 이야기 종착역에 한 보따리 두고 내린다 환승할 즈음, 깜빡 망백望百을 살다간 노모 얼굴 조용히 스쳐지나간다 모노레일 같은 인생길에서 오늘따라 죽은 ..